출연진: 안이호, 이상화, 정지혜, 김은경, 김현호, 황보나, 한진수, 강나현, 김민국, 한승호, 최정원, 임지수, 황규철, 김하연, 신예주, 엄지, 김연겸, 이진수, 전효정, 이세영
오늘도 역시나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하고 K-Musical on air에서 해주는 녹화 중계 공연을 보고 왔다. 한국 뮤지컬을 세계로 알리자의 취지라고 해야 할까? 해마다 하는 웰컴 댕로의 이벤트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웰컴 댕로는 무슨.... 대학로에서 올라오고 있는 공연들도 위태위태하고 있는 중이다. 어쨌든 3월쯤에도 적벽을 예매해뒀다가 그 바이러스 때문에 강제 취소당해서 보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중계 공연으로라도 또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초에 해준 중계에서도 이 대작을 공연장에서 현장감을 못 느낀다는 게 진짜 슬펐는데... 오늘도 역시나 공연장에서 못 보는 게 정말 슬펐다.
4월쯤 해준 생중계 방송은 무관중 생중계였고 조조役에 인혜 배우님이었는데 오늘은 이호 배우님이었다. 그리고 정욱이도 그땐 남자 배우님이 오늘은 여자배우님 (강나현)이 해주셨다. 출연진은 나와있는데 누가 어떤 캐스팅인지는 나와 있지 않아서 그 점이 좀 아쉬웠다. 이렇게 중계를 해주는 방송에도 캐스팅을 배역과 함께 자세하게 알려주면 좋겠다.
[적벽]은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담은 공연인데 판소리 적벽가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알고 있다. 또 판소리기 때문에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나오고 악기의 구성도 전통 악기 (장구, 북, 거문고 등등)와 드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리를 할 때는 남녀 배역의 구분이 필요하지 않다고 알고 있는 데 그래서 그런지 적벽도 젠더 프리 캐스팅이었다.
공명役의 지수 배우님이 진짜 등장부터 정말 멋있었다. 객석에서 등장하는 데 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아니 중계로 보는데도 넋이 나가서 봤을 정도면 실제로 현장 가서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유비가 공명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그 장면이 진짜 멋있었다. 그전에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나 도원결의를 하는 장면도 나오는 데 100분 정도 되는 극 안에 중요한 장면들 (그러니까 삼국지를 자세히는 몰라도 알만한 내용들)이 다 들어 있어 좋았다. 그리고 동남풍!!! 조조를 무찌르기 위해 공명이 동남풍을 불게 해달라고 제사를 지내는 장면이 제일 극적이고 멋있었다. 공명의 독무도 있고 배우들이 양옆에서 북도 치고 군무도 정말 멋있고, 조자룡이 활을 쏘고 배우들의 부채가 땅에 떨어지면서 딱 끝나는 데 그냥 그 장면이 제일 춤과 소리가 멋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조조는 희화화 된 장면이 많은 데 적벽대전에서 패배를 해서 똥줄이 탄 조조가 정욱이와 도망가는 데 얼마나 급했던 지 말을 거꾸로 타고 간다. 그러니까 조조가 정욱아 말머리를 쏙 빼서 앞에다가 꽂아라~ 하며 필사적으로 도망을 간다. 그 뒤에 조조와 병사들 장면도 그렇고 관우에게 옛 은혜를 생각해서 한 번만 살려 달라고 할 때도 좀 더 극적으로 보이게 표현된 것 같았다. 그리고 관우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퇴장할 때의 웃음소리가 비참 한데 그걸 참는 듯한 웃음소리라 조조도 참 딱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조조가 통일에 제일 가까운 인물이 되니까....
적벽하면 판소리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공연이 끝나고 기억에 남는 건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이었다. 흰색, 검은색, 빨간색 만으로 이루어진 의상을 입고 있는 데 세 가지 색으로 이렇게 멋있는 의상을 만들어 내다니 진짜 의상 디자인팀 짱이었다. 조조는 확실히 빨간색!!! 그리고 부채를 소품으로 알차게 활용하는 데 부채 펴지는 소리가 탁탁 들리는데 와... 진짜 부채도 연기를 하는구나 싶었다. 부채도 상황에 따라 바뀌는 데 적벽대전에서 조조네 배가 불에 타서 거의 죽는 데 도망친 몇 명의 군사들과 조조, 그리고 정욱이의 부채가 그냥 빨간색에서 빨강과 검정이 섞인 부채로 바뀌는 데 이는 불에 타서 그을린 걸 표현하는 거였다. 소품이 크게 바뀌는 일이 없는 데 부채로 그 장면의 연결성을 표현하다니 또 감탄했다.
위의 캡쳐 사진은 의상을 보라고 들고 온 사진인데 관우가 조조의 목을 치려고 하는 장면이다. 이 때는 부채가 칼이 된다. 그리고 조조는 목숨을 구걸한다. 후반부에서는 이 장면이 제일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
정말 이 시국이 지나가고 상황이 안정 되어서 적벽이 언젠가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 온다면 꼭 가족과 함께 가서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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