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9월 1일 오후 8시부터 한국 관광공사가 주관하는 K-Musicla on Air (케이 뮤지컬 온 에어)에서 네이버 TV와 VLIVE를 통해서 온라인 중계가 되었다. 현재 공연들은 진행이 되고 있는 상태이나 거리두기 강화 기간인 만큼 조심해야 하는 건 사실이고, 지방에 살거나 해외에 있는 팬들에게는 더욱더 단비 같은 100분이었을 것 같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 창작 뮤지컬로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은 뮤지컬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2019년에 보고 왜 제목이 이래서 여태 안 봤던 걸까....라고 생각했던 공연이었는데 제목만 들으면 뭐지..? 지만 극은 정말 슬프다. 그렇다고 모든 내용이 눈물... 인건 아니지만 극의 결말까지 가다 보면 나한테는 정말 슬픈 공연이었다.
이 시국이라서 방구석 1열에서 편하게 녹화 된 공연을 본다는 게 좋기도 하면서 현장감을 못 느낀다는 게 아쉽기도 했다. 역시 공연은 현장감이다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DVD, OST는 언제나 환영이다. 모든 제작사가 제발 내줬으면 하는 거 1순위!!!! 그리고 편하게 공연장을 못 가니까 온라인 중계 혹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발해지면 좋겠다.
여러 가지 온라인 생중계, 녹화 중계를 보면서 장. 단점을 생각해봤다.
<온라인 중계 장점>
관크를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다.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다. 혼자서 집중해서 볼 수 있다.
<온라인 중계 단점>
현장감이 떨어진다. 생동감이 없다. 집중력이 현장만 못하다. 소리의 발란스가 나쁘다. (대사는 엄청 작게 들리고 노래는 크다는 점이 상항 아쉽다.)
<중계 캐스팅>
한영범役-서경수, 류순호役-박준휘, 이창섭役-윤석원, 신석구役-안지환, 조동현役-조풍래, 변주화役-진태화, 여신役-이지숙
<공연 후기>
여전히 넘버들이 진짜 좋다. 개인적으로 넘버가 좋은 공연에 꽂히는 경우가 많은데 여신님이 그런 케이스 중 한 개였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꽃봉오리', 그대가 보시기에', '원, 투 쓰리 포', '꿈결에 실어', '돌아갈 곳이 있어' 등등 좋은 곡이 진짜 많다. 워낙 많이 듣던 넘버들이라 중간중간 따라 부르고 율동도 같이 하고 그랬는데 이게 집에서 보는 공연의 장점 아니겠는가. 스토리는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픽션이고, 남. 북 군인들이 무인도에 표류되어 같이 보낸 100일의 이야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데 진짜 전쟁이 나쁜 거라는 걸 보여준다. 한 개인으로서 가지는 괴로움, 고통들이 각 인물들의 사연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캐릭터는 순호인데, 전쟁 트라우마로 인해서 모두가 속이지 않고 싸우지 않는 것을 바라 여신님이란 존재를 믿는 인물이다. 실제로 순호와 여신님을 중심으로 남북 군인들이 서로 힘을 합치고 서로를 더 생각해준다. 그래서 마지막 결말이 더 슬펐다. 순호가 의도적으로 여신님을 믿는다는 걸 깨닫는 장면이 있는데 배 수리를 할 때 영범이 무전기도 수리를 부탁한다. 그때 순호의 멈칫하는 표정과 동작에서 대충 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차렸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석구랑 영범이 총과 화약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할 때 아 순호가 의도적으로 숨겼구나를 알아차렸다. 공연장에서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장면인데 중계로 표정들을 클로즈업해서 보니까 새롭게 보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장면들이 많이 보여서 더 슬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각자의 땅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계속 생각하고 시행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게 당연한데,,, [꼭꼭 숨어라]라는 넘버에서 제일 그 갈등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데 그 와중에 순호 혼자 숫자를 세며 해맑다 ㅠㅠ 또 동현이의 짠한 서사가 나오는데,,, 왜 전쟁 때문에 남/북으로 가족이 나눠져야 하는 건지,,, 아직도 못 만난 이산가족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진짜 슬프다
그리고 결말.
이건 공연장에서 볼 때도 느낀 건데 과연 무사히 살아서 갔을까.? 마음에 걸리는 게 조명이랑 삐- 하고 이어지는 소리이다. 뭔가 하얗게 폭탄이 터질 때 정지된 표정들을 보면 살 수 있었을까 싶다. 실제로 한국전쟁을 소재로 썼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고... 그렇지만 꼭 창섭이와 주화는 북으로 돌아가서 어마니랑 누이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순호도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형들 옆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인도에 남은 영범, 석구, 동현이도 무사히 투항해서 남으로 돌아가서 딸도 만나고 누나한테 고백도 제대로 하고 아버지를 찾아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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