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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즐기는 생활

바람과 달의 주인 풍월주 끝이 났으니 기억에 남기기 위한 후기.

by 별난방 202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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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풍월주>

바람과 달의 주인, 풍월주

누가 누구의 풍월주가 될 것인가

뮤지컬 풍월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110분
2020.05.27 ~ 2020.08.02
R석 66,000원
S석 55,000원

이율, 이석준, 김현진, 박준휘, 백동현, 문진아, 전성민, 원종환, 조순창, 신창주, 송상훈, 김혜미, 박가람

 

뮤지컬 풍월주 공연이 됐던 아트원씨어터 1관은 혜화역 2번 출구로 나가서 마로니에 공원 길로 쭉 올라가다 CU앞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보인다. 연극 렁스, 연극 마우스피스와 같은 건물의 공연장이다. 외부 Ticket Box에서 티켓을 찾은 뒤에 계단을 내려가 지하로 가면 로비가 있다. 로비가 굉장히 작고 좁고 앉아서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좁기 때문에 객석 문이 열리면 미리 안으로 들어가거나 밖에서 대기하다가 들어오는 걸 추천한다. 로비에서는 여느 다른 공연처럼 프로그램 북을 살 수 있고, 재관람 카드 적립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의 캐스팅>

열役-이율 / 운루의 으뜸 풍월. 진성여왕의 사랑을 받지만 그에겐 운명과도 같은 오랜 벗, 사담이 있다.

사담役-김현진 / 열의 가장 친한 벗이자 그의 몸종으로 운루의 허드렛일을 맡고 있다. 열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는다. 

진성여왕役-전성민 / 천하를 다 가졌으나, 늘 외로워야만 했던 여왕. 자신의 권력을 탐하는 적들 속에서, 여인이기보다는 강인한 여왕이어야 했다. 

운장役-원종환 / 운루 최고의 어른. 오랫동안 풍월로 살아오며 진성을 가까이에서 보필하였다.

궁곰役-신창주 / 열과 사담의 친구. 

진부인役-박가람 / 운루에 놀러 오는 귀족 여인.

여부인役-김혜미 / 운루에 놀러 오는 귀족 여인.

 

<시놉시스>

남자 기생들이 신분 높은 여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접대를 하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이 '운루'다. 각각의 사연을 품고 운루에 모여든 남자들. 그들을 바람과 달의 주인 '풍월주'라 불렀다. 운루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풍월주인 '열'은 핏빛 개혁의 중심에 선 여왕 '진성'의 절대적인 애정을 받지만, 그의 마음은 운루의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사담'을 향해 있다. '진성'은 '열'에게 권력과 천하를 약속하며 입궁을 명하지만, '열'은 '사담'과 떨어지지 못하고 이를 안 '진성'은 '사담'을 협박해 둘을 떼어 놓으려 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자 했던 열과 사담, 그리고 진성. 이들은 과연 누구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공연장 자리 후기>

아트원씨어터 1관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뒤쪽으로 앉아도 잘 보이기는 하지만 사람들 머리가 같이 잘 보이기도 했다. H열에 앉았었는데 머리가 조금씩 발을 가리는 것 말고는 좋았다. 생각보다 배우들 표정도 잘 보였다. 그렇지만 한 두줄 더 앞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먼 감은 확실히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 후기>

이 공연은 약간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재인 것 같다. 예전에 즐겨 읽던 그리고 지금도 가끔 읽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과 비슷한 분위기라 생각했다. 남자들이 기생이고 권력자는 여성이고 그리고 약간의 동성애적인 소재가 있는... 나는 이렇게 느꼈는데 또 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느끼는 게 공연이니까 다른 사람의 의견도 궁금해졌다. 

유치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후반부에는 몰입도가 굉장한 공연이었다. 극의 전개가 확실한데, 권력자인 진성 여왕이 풍월인 열이를 원하게 되면서 열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 사담을 괴롭히면서 (심지어 죽이려고 한다.) 사담이 스스로 열을 떠나게 만든다. 여기서 나오는 넘버가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인데 진성이 사담에게 너만 없으면 열은 이 곳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왕의 남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네가 없어져 주면 된다. 하는 넘버이다. 굉장한 협박을 하는 곡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운율이 너무 아름답고 귀에 계속 맴도는 멜로디였다. 

좋았던 장면 중에 하나는 열이가 진성여왕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이다. 진성여왕은 나름대로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는데 한 나라의 지존이지만 얼굴에 흉측한 흉터가 있어 항상 가리고 다니고 신하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뒤에서 비웃음을 당하기도 한다. 그 날도 지쳐있는 진성에게 열이가 다가가 족욕을 해주며 불러주는 넘버가 있다. "너의 이유" 당신이 왜 힘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당신만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하는 노래이다. 이렇게 불러 주니 진성여왕이 열이를 옆에 두고 싶어 하지 싶었다. 물론 아이를 가지지 못해 힘들었는 데 열이의 아이를 가지게 돼서 더 집착한 것 같도 하지만... 열이는 어떻게 이렇게 따스함을 배웠을까 했는데 왠지 담이랑 있으면서 거기서 그 행복함과 따스함을 배워서 진성에게 해줄 수 있던 거 아닐까?

제일 슬펐던 장면은 열과 담이의 길이 엇갈리고 담이가 떨어지고 곰이가 그 사실을 열에게 알리며 오열하는 장면이다. 넘버는 "너에게 가는 길" 진짜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열이는 우리 도망가자고 그러니 나에게 이 길을 따라오라고 하고 담이는 우리는 다음 세상에서 만나자고 그때 길을 따라 너에게 가겠다고 하며 절벽 위로 간다. 그 길을 갈 때 하나, 둘, 셋, 하며... 마지막 떨어질 때 열 하며 죽는 데 진짜 너무 슬펐다. 열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약속 장소에서 담이를 기다린다. 그리고 곰이가 열이에게 담이의 비극을 알리고 옷을 펄럭이며 담이를 목놓아 부르는 데... 지금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그 장면이 기억나며 눈물이 날 것 같다. 

결말은 열이도 비극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두사람이 저어기에서 금강산에서 다시 만나는 데 난 그게 사후세계에서라도 담이의 소원을 들어준 것 같았다. 열이가 자신에게 오길 바랬던 담이의 마음을 안 신이 그걸 들어준 게 아닐까?. 

분명 초반에는 뭐야 왜이렇게 유치해하면서 약간의 흐린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후반부에 이런 몰입력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더 놀랐고 이번이 5연으로 올라온 걸로 알고 있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뮤지컬인 지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소감은 '권력자의 횡포는 예나 지금이나..." 이상 6연으로 돌아올 때를 대비한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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